<<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우리들이 예술가에게 정말 고마워하는 것은 우리가 볼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가의 수만큼 많은 세계를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예술작품은 종종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기도 하고, 쉼 쉴 틈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예술가의 얼굴이나 풍경, 기하학적 이미지들은 단순히 그림 그 이상을 넘어선 세상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우리는 예술작품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인생을 보기도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도 그랬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유행가 가사가 아닌, 각각의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했습니다. 노래 가사를 하나하나 음미하다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현대예술에서 하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활동에서 찾은 정체성, 다양성, 기억, 연대, 일상, 환경, 미래라는 주제어는 현대미술 작가들이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세상과 이미지 그 너머에 있는 메시지를 함께 공유하는 것, <Beyond the Scene>이라는 전시를 만들게 된 이유입니다.
<Beyond the Scene>은 22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과 그 작품 사이를 연결하는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로 구성되었습니다. 현대미술작품들을 통해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과 그 사이에서 들리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통해 일상에서 조금 비껴나 보이는 세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